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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양의 직선적 시간관 vs 동양의 순환적 시간관

밀리터리와 예언 2023. 10. 2. 21: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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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간은 직선적으로 흘러가는 것이 아니라, 일정한 변화 원리를 따라 순환(circulation)한다. 극미의 원자 세계나 극대의 천체 운동이 모두 순환 속에서 끊임없는 변화 운동을 한다. 낮과 밤의 주기적인 교차, 사계절의 주기적인 순행順行등 우리의 생명조차도 음양의 순환 리듬을 벗어나서는 존재할 수 없다.

 

힌두교에서도 완벽한 순환적 시간관을 이야기한다. 우주는 4유가를 한주기로 하여 생성과 소멸을 반복하는데, 우리는 현재 이 4유가 중에서 마지막 시기인 칼리 유가에 살고 있다고 한다. 브라만은 창조와 수렴(결실)을 하는데, 이를 하루로 치면 12시간은 창조하고 12시간은 퇴화退化하는 운동을 주기적으로 되풀이한다고 한다. , 우주의 창조와 파괴가 시간의 순환을 통해 무한히 반복된다는 소식이다. 불교나 자이나교에서는 시간의 순환을열두 개의 바퀴살을 가진 수레바퀴에 비유한다. 또 구약에서 에녹은 열두천문을 통과하는 천체 운동에 따라 우주가 순환하는 모습을 천상에서 직접 보았다고 한다. 수메르에서도 지구 공전에 의해 만들어지는 황도대를 따라 12개의 별자리 이름을 부여하여 12황궁을 만들어 냈고, 그리스는 이를 토대로 태음태양력을 만들어 썼다. 이렇듯 지구에는 동서양 종교 문화에 빈번하게 12수가 나온다.

 

신의 창조 목적은 세속[]의 세계를 성의 세계로 완성하는 것이라고 했던 엘리아데M. Eliade는 동서양의 신화, 종교, 제의, 건축 양식 등을 종합검토하여 우주와 역사(일명영겁회귀의 신화’)라는 책을 저술하였다. 여기서 그는우주의 근본적인 변화 리듬의 영원한 반복은 주기적인 파괴와 재창조(re-creation)’라 말하고, 이 세상 어느 곳에나 일정한 시간의 끝[]과 시작[]에 대한 무의식적인 관념이 있는데, 이는 생우주적(biocosmic)인 리듬을 관찰하는 데서 기원하였다고 지적하였다. 그리하여 이 우주 생명의 영원한 재생 리듬 때문에, 우리의 마음과 생명도 새해를 맞을 때마다 과거의 종말과 새로운 삶의 시작이라는 마음을 갖게 된다고 한다. 그는 이러한 대우주 순환설을 대시간(Great Time)이라 하였다.

 

독일의 신학자인 불트만R. Bultmann(18841976)역사와 종말론이라는 저서에서종말론이란 세계의 끝과 그 파멸에 관한 교리라고 말하고, “서양 역사에서 결정적인 의의를 가진 종말론은 세계적 사건의 주기성(periodicity)이라는 생각에서 발생했으며, 이것은 말할 것도 없이 세계의 과정을 자연계의 계절 순환으로부터 유추해서 성립된 것이다라고 말하였다.

 

동서 문명의 역사, 불교, 힌두교, 자이나교, 이슬람, 기독교,조로아스터교, 중국 사상, 토인비와 슈펭글러의 역사철학 등 모든 순환론을 집대성한 케언즈Grace E. Cairns역사철학에서 우주 순환의 최후목적을 다음과 같이 전해 주고 있다.인류와 다른 우주의 생물들에 대한 그러한 초역사적인 목표는 역사에 대해서 영혼의 해방이라는 목적을 부여한다. 인류는 지상에서 완전하게 된 사회 질서에 가까이 인도된다는 사실을 설명한다. (그리하여 인생의 섭리는) 우리가 절멸絶滅의 고통을 겪으면서도 보다 높은 차원의 영성靈性을 위해 투쟁하는 것은 신성神聖한 우리의 사명인 것이다. 역사철학( 443, 459)

 

천지의 시간도 어머니 시간[母時]’과 여기서 생성되는아들 시간[子時]’으로 구분되어 흘러간다. 시간이 시간을 낳는 것이다. 모든 시간의 모체가 되는 시간을 찾아낸 분이 바로 앞서 소개한 정역을 지은 김일부 대성사이다. 그는 그러한 모체가 되는 시간을 원역原易 375라고 정의했다. 원역은 천지의 순환 속에서 시간의 출발이 이루어지는 모체 역할을 하는 근원 시간[母時]이다. 이 모체 시간은, 현실 세계에서는 음양의 두 가지 시간을 만물 생성의 궤도로 쓴다. , 어머니 시간이 천지 속에서 작용할 때는선천 윤역閏易의 양의 시간대후천 정역正易의 음의 시간대라는 대칭적인 시간 질서로 천지 만물과 인간 생명을 잡아 돌리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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